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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예방의 첫걸음 “과잉양육에서 긍정양육으로”

작성자이** 등록일2025.12.15 조회수6

입력 : 2025.11.03 13:00

 

과도한 사교육의 대표 사례로, 4세 고시가 우리에게 충격을 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0세 대상 사교육이 한창이다. 생후 4개월부터 대기를 걸어야 하는 0세 오감 교육은 아이의 인지, 발달 능력을 향상해 준다. 취학 이후 국, , 수와 같은 과목 학습 준비 명분으로 새로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어린 나이부터 과한 일정과 압박을 동반한 양육 문화는 부모들 사이 당연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아동 학대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 학대 신고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동 학대 신고 접수는 지난해보다 1,720(3.5%) 증가하였고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체적 학대의 비율(4,625)은 낮아졌지만 반대로 정서적 학대의 비율(11,466)2배 이상 높아지고 있었다. 아동 학대의 양상이 보이는 폭력에서 보이지 않는 폭력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저출산 시대의 한국에서 아이 한 명을 키우는 일은 점점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때문에 한 아이를 더 잘 키우자라는 사회 분위기와 체벌 금지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동 학대 행위자의 84%는 부모이며 양육 현장에서 부모의 불안과 피로감은 높아졌다. 아이를 향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어려워지는 현명한 양육 태도는 어떻게 지켜져야 할까?

 

부모의 과도한 사랑, 과잉양육

과잉양육(Hyper-parenting)‘이란 자녀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지나쳐 필요 이상으로 보호하거나 도와주며, 과하게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부모의 사랑은 종종 과잉양육의 형태로 나타난다. 과도한 사교육, 감정 통제, 조언을 빙자한 비교와 간섭은 내 아이를 위한 노력처럼 보인다. 하지만 잘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실패하게 두면 안 된다는 불안으로 바뀌는 순간, 부모의 사랑은 통제로 변한다.

 

목원대학교 창의 교양학부 서영민 교수(유아교육 전공) “양육의 기준은 내 아이여야 한다귀가 후 오늘 뭐가 제일 재밌었어?’ 같은 대화를 통해 정서적 소통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7세 이전 영유아기에는 인지교육보다 정서교육이 훨씬 중요하다정서적으로 힘들어한다면 교육적으로도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과잉양육 부모들을 향해 그분들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정보과잉과 미디어, 그릇된 신념의 출발점

그렇다면 부모들은 왜 과잉양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 배경에는 불안을 키우는 육아 정보 환경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거의 육아 정보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서 전해지는 경험 중심의 조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부모들이 접하는 정보는 내용의 깊이가 크게 달라졌으며, 출처 또한 훨씬 다양해졌다.

본 기사에서는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육아 정보 속에 숨은 편향성을 발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국가 AI Hub임신·육아 지식베이스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이 양육 시 참고하는 데이터들을 수집했다. 분석 결과, 과잉양육을 뜻하는 단어가 81%로 결핍 관련 단어(19%)보다 약 4배 더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육아 지식이 더 잘해야 한다라는 압박감을 키우는 방향으로 치우쳐 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부모는 심리적 에너지가 쉽게 고갈되고 피로한 상태에서 아이의 반응에 통제와 짜증으로 대응할 위험이 커진다.

 

또한 오늘날 부모들이 접하는 육아 정보의 출처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다. 포털사이트 검색부터 SNS, 커뮤니티, 방송 프로그램, 유튜브까지 부모들은 매일 수많은 양육 조언을 접한다. 특히 SNS에서는 다른 아이의 발달이나 생활 수준을 비교하게 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된다. 그 중심에는 미디어가 있다. 부모들은 <금쪽같은 내 새끼>, <티처스>, <일타맘>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그리고 SNS 인플루언서 엄마들의 일상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기도 하지만, 동시에 비교와 압박 속에 자신을 채찍질한다. 또한 육아카페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양육 정보를 교환하고, 타인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방식을 검증하려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전북의 한 초등교사 김OO은 요즘 부모들의 불안과 조급함을 정보 과잉의 부작용으로 진단한다. 그는 수많은 육아 정보에 지나치게 노출되다 보니, 부모들이 자연스럽게 조급해지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자녀의 성장과 발달을 바라보는 기준선이 점점 높아지고, ‘우리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만족을 느끼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사랑이냐, 과잉이냐의 균형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지만, 그 사랑이 과잉될 때 아이의 삶은 사교육과 통제의 굴레로 바뀐다. “다 너를 위한 거야”, “조금만 더 노력해 보자.” 완벽을 향한 말들 속에서 아이들은 최고여야 하는 양육에 갇혀버렸다. 그러나 정작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것은, 미디어 속 정보보다 아이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현재 아동권리보장원은 긍정 양육 129 캠페인은 자녀 알기, 관점 바꾸기, 함께 성장하기, 경청과 공감하기 등 구체적인 실천 원칙을 세우고, 관련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양육의 균형은 가정만의 몫이 아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가 편안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사랑이 통제가 아닌 이해로 이어지고, 정서적 학대 없는 양육이 가능해질 것이다.

 

<장해리 기자 · 곽다연 기자 · 정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