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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 끝에 다시 선 캠퍼스’ 85세 이군자 졸업생, 후배들 곁으로 돌아왔다

작성자홍** 등록일2026.04.23 조회수337

 

‘새벽길 끝에 다시 선 캠퍼스’ 85세 이군자 졸업생, 후배들 곁으로 돌아왔다
-23일 KBS1 ‘인간극장’ 촬영 위해 목원대 방문…5월 18~22일 오전 7시50분 방영


지난 2월 목원대학교를 졸업한 이군자씨(85)가 23일 다시 캠퍼스를 찾았다.

수년 간 새벽 3시에 일어나 경기 평택시에서 대전까지 왕복 7시간 통학하던 길이었다.

이날은 학생이 아니라 KBS1 ‘인간극장’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카메라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 평택 집에서 출발해 대중교통을 갈아타고 목원대로 향하는 긴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배움에 대한 갈증 하나로 버텨낸 시간들이 이제는 한 사람의 생애를 증언하는 장면이 됐다.

이군자씨는 미술·디자인대학 미술학부 한국화전공을 졸업한 ‘85세 졸업생’이다.

어린 시절 배우지 못한 아쉬움을 품고 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해 검정고시를 거친 뒤 대학에 진학했고, 다시 목원대로 편입해 끝내 학사학위를 받아냈다.

학위수여식에서는 그 성실과 도전을 인정받아 총장공로상도 받았다.

이날 촬영팀은 이군자씨가 캠퍼스 곳곳을 다시 밟는 모습을 따라갔다.

먼저 미술·디자인대학을 찾아 한국화전공 지도교수였던 정황래 교수를 만났다.

그는 교수 앞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입을 뗐다.

“교수님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늘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해보라고 붙잡아 주셔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배움이란 게 제게는 늘 멀리 있는 줄 알았는데 교수님과 학교가 그 문을 열어줬습니다.”

정황래 교수는 이군자씨를 반갑게 맞으며 “이군자씨는 나이를 넘어선 학생이었다기보다 누구보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었다”며 “출석과 과제, 작업에 임하는 태도까지 후배들에게 큰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군자씨는 목원대 베데스다연못에서 열린 한국화전공 후배들의 사생대회 현장에도 들렀다.

그는 후배들과 둘러앉아 그림 이야기를 나누고, 사생대회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한때 같은 공간에서 붓을 들었던 선배가 이제는 후배들의 그림을 들여다보며 조용히 응원의 말을 건네는 장면은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이군자씨는 후배들에게 “지금은 힘들어도 참고 계속 정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돼 있다”며 “조급해하지 말고 자기 그림을 끝까지 믿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짧은 말이었지만 그 말 뒤에는 수년간 쌓아온 인내의 시간이 배어 있었다.

현장에 함께한 한 후배는 “이군자 선배는 늘 ‘늦었다’는 말을 지워 주는 분이었다”며 “힘든 과제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은 이군자 선배가 평택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학교에 오던 모습을 떠올렸다”고 했다.

이 후배는 이어 “한국화전공 학생들에게 이군자 선배는 나이 많은 선배가 아니라 가장 성실한 선배였다”며 “다시 학교에 온 모습을 보니 배움이 사람을 얼마나 깊고 단단하게 만드는지 알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군자씨는 재학 시절 친하게 지냈던 후배들과 함께 오병이어식당을 찾아 학식을 먹기도 했다.

젊은 학생들 틈에서 조용히 숟가락을 들던 순간도 그에겐 소중한 대학의 기억이다.

이군자씨는 “이곳에서 밥을 먹던 시간이 참 좋았다”며 “다들 바쁘고 힘든데도 함께 먹으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군자씨는 재학 시절 작품을 그리던 미술·디자인대학 전공실습실도 둘러봤다.

익숙한 책상과 화구, 물감 자국이 남은 작업 공간 앞에서 그는 한참 발길을 떼지 못했다.

“이 방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툴러서 속상했던 날도 있었고, 한 장면이 마음에 들어 기뻤던 날도 있었죠.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다 저를 살게 한 시간이었네요.”

이군자씨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수준을 넘어 목원대에서 정식 미술교육을 받으며 한국화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익혔다.

작은 화폭에 익숙했던 그는 과제 기준조차 낯설어 시행착오를 겪었고, 첫 학기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대부분 A학점을 받을 만큼 스스로를 다잡았다.

주변에서는 그를 ‘할머니 대학생’이라 불렀지만, 학교 안에서 그는 실력과 성실로 기억되는 학생이 됐다.

이희학 총장은 “이군자씨의 배움은 개인의 도전을 넘어 우리 대학 공동체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며 “새벽 통학과 치열한 학업을 묵묵히 감당해 낸 시간은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가장 진실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희학 총장은 이어 “이군자씨가 다시 캠퍼스를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는 모습은 목원대가 지향하는 교육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한다”며 “목원대는 각자의 자리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모든 이들의 도전을 따뜻하게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졸업은 끝이 아니었다.

이군자씨는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경기 평택시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연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대학 졸업으로 멈추지 않고 다시 창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KBS1 ‘인간극장’ 이군자씨 편은 5월 18~22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될 예정이다.

방송은 한 노년의 학생이 감당해 낸 통학과 과제, 배움과 우정의 시간을 따라가겠지만 그 끝에 남는 것은 어쩌면 더 단순한 진실일 것이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의 걸음은 끝내 누군가의 길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는 “학교를 졸업했다고 공부가 끝난 건 아니다”며 “이제는 배운 것을 그림으로 더 깊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혼자 힘만이 아니라 학교와 교직원, 학생들이 함께 해줬기 때문”이라며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